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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간이식팀] 간이식, 간을 잇고 마음을 잇는 의사 - 장기이식센터 이지수 교수
- 작성자
- 커뮤니케이션팀
- 작성일
- 2025-07-18 14:56
- 조회수
- 329
간암 환자 중 높은 B형 간염 보균자 비율
“한국에서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B형 간염에서 시작해요. 서구에 비해 우리의 B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데요. 다행히 국산 B형 간염 백신이 발명되고 접종을 확대하면서, 최근에는 많이 낮아지고 있기는 해요.”
삼성창원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이지수 교수에 따르면 한국이 최근에 B형 간염 유병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간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B형 간염이 남아 있는 이유는 현재 노령화된 세대가 과거 B형 간염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었던 시대를 거쳐왔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B형 간염 환자인 거를 모르시거나, 알고 계셨지만 특별히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으니까 치료해야 하는 줄도 몰랐거나 치료를 계속 미뤄왔다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그러면 그렇게 방치된 B형 간염은 노년기가 되어 간경화를 거쳐 결국 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고통에 둔감한 간, 고통은 오로지 환자의 몫?
이지수 교수는 삼성창원병원에서 조재원 교수, 그리고 안성효 교수와 함께 장기이식센터에서 간암, 간이식 수술을 맡고 있습니다. 간에 양성 또는 악성 종양이 생기면 이를 절제하거나 아예 이식을 통해 간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간이 우리의 장기 중에서 가장 둔감한 장기라는 점이에요. 질병으로 인해 심각하게 손상을 입어도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요.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잘 티가 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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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앓고 있는 질환의 증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간의 특성은 초기 진단과 치료를 어렵게 하는데요. 간의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간 검진을 미루다 말기까지 이른 경우나, 검진을 통해 종양을 조기에 발견한 경우에도 간이식 수술은 간을 구해줄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데요. 간이식 수술은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기도 하지만, 가족이나 친척 등 생존해 있는 사람의 간의 일부를 절개해서 이식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뇌사자의 장기를 기다리는 환자들은 많은데, 장기 기증자의 수는 현저하게 적다는 거예요. 특히 서구에 비해서 기증자를 찾기가 정말 어려워요.”
일부만으로 다시 복원되는 놀라운 간의 재생률
뇌사자의 간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우리의 사정은 역설적이게도 생체 간이식 수술법이 발전하게 된 이유가 되었는데요.
“간은 재생률이 아주 뛰어나요. 일부를 절개하고 남은 기증자의 간도, 일부만 이식받은 수혜자의 간도,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크기로 성장합니다.”
생체 간이식의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기술적 어려움을 이유로 의사들이 선뜻 나서기를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생체 간이식 수술의 가능성과 안정성이 조금씩 증명되면서 곧 미국과 일본 등 의료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까지는 의료 선진국에서 뇌사자 간이식 수술법을 배워오던 수준이었는데요. 불과 10여 년 후에는 생체 간이식 수술법을 다른 나라에 전수할 정도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의 고난도 생체 간이식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앞서 있습니다.
“생체 간이식은 장기이식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아요. 혈관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담도도 정밀하게 연결해야 해요. 동맥은 지름이 2~3mm, 담도는 지름이 5~8mm 밖에 되지 않아요. 만약에 그게 2개로 갈라지기까지 하면 난이도가 더 확 올라가는 거죠.”
간이식 수혜자만큼 중요한 기증자의 몸과 마음
이런 고난도의 장기이식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지수 교수가 가장 깊이 신경 쓰는 부분은 따로 있다고 하는데요.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제가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이지만, 환자와 기증자의 마음을 보살피는 일은 훨씬 더 섬세하고 중요해요. 생체 간이식 수술에서는 기증받는 환자는 물론, 간의 일부를 내어주는 기증자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해요. 그래서 예비 기증자는 저희 간이식 수술팀에서 따로 찾아뵙고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눕니다. 기증을 결심한 배역부터 수술 전후 심리 상태까지 꼼꼼히 확인하려고 하죠.”
생체 간이식은 성공률이 무척 높지만, 장기의 일부를 절개하는 외과 수술에 대한 심리적, 육체적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기증을 결정한 상태라고 해도 말이죠.
“생체 간이식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튀르키예나 스페인 등,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감이 강한 나라에서 특히 두드려져요. 가족이니까 수술을 감수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그 결정을 절대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돼요. 환자와 기증자의 신체적 상태는 물론 정신적 상태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수술의 성공 여부는 간이 재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이 회복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니까요.”
선한 마음을 펼칠 때 가장 빛나는 의사
때론 환자의 마음은 물론, 의사로서의 자신의 마음을 직접 챙겨야 하는 순간도 온다고 하는데요. 의술을 십 수년 동안 펼치다 보니, 환자를 잃는 순간도 찾아오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그럴 때마다 이지수 교수는 처음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을 떠올린다고 해요.
“처음에는 다른 분야를 전공하고 직장 생활까지 했어요. 그런데, 해외로 배낭여행을 가서 외국 친구들과 교류했는데, 의대 다니는 친구들이 NGO(비영리, 비정부 기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돕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바뀌었어요. 좋은 마음으로 선한 목적을 갖고 활동하는 친구들이 대단해 보였던 거죠.”
이지수 교수의 운명을 바꾼 첫 번째 인연이었습니다. 이 교수의 운명을 바꾼 또 다른 결정적인 인연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조재원 교수를 만나면서 시작됐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전공의를 하면 여러 과를 돌게 되어 있어요. 그때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따라 전공 과를 결정하는 거죠. 그런데 그때 조재원 교수님의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물론 그게 다는 아니었지만, 장기이식에서 팀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결국 그 인연으로 간이식을 전공으로 정하고 조재원 교수님과 함께하기 시작한 거예요.”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 의사
그때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조재원 교수가 삼성창원병원으로 부임하면서 이지수 교수를 초빙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짐을 쌌다고 합니다.
“장기이식은 소수의 병원만이 가능해요. 장기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팀이 있어야 하는데요. 팀원 모두의 역량도 최고여야 하지만, 그렇게 최고의 의사들로 팀을 구성해서 계속 유지까지 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구성하기도 어렵고 명예롭기까지 한 조재원 교수님의 팀원으로 초대를 받았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이지수 교수가 간이식 수술계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조재원 교수에게 배운 기술과 지식은 한둘이 아닌데요. 조재원 교수와 수술실 안팎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배운 것 중 가장 값지게 여기는 것은 기술도 지식도 아닌, 조 교수의 공손하면서도 늘 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자세라고 합니다.
“항상 다른 이의 의견을 묻고 확인하세요. 저나 안성효 교수에게도 그러시지만, 그동안 쌓으신 인맥이 있으시잖아요. 삼성서울병원에도 계시고, 다른 병원에도 계시고, 그리고 해외의 권위자들과도 끊임없이 교류하시면서 묻고 또 묻고 하시죠. 저도 그런 것을 본받아서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 의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