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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간이식팀] 혈관을 통한 간암 치료, 색전술의 힘 - 영상의학과 김동수 교수
- 작성자
- 커뮤니케이션팀
- 작성일
- 2025-11-03 09:35
- 조회수
- 201
특별한 만큼 독특한 장기, 간
간은 우리의 몸 안에서 가장 큰 장기일뿐만 아니라 면역, 해독, 대사, 영양소 저장 등 생명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맡은 역할이 중요한 만큼, 간은 여러 면에서 기타 장기와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주요 예를 하나 들자면 대부분의 장기는 심장에서 나온 동맥혈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는 반면, 간은 간동맥과 간문맥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습니다. 유독 간만은 정맥 역할을 하는 간문맥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구조인데, 이는 간이 우리 몸에서 ‘화학공장’, 또는 ‘정수 처리장’이라고 불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간동맥과 간문맥을 통한 독특한 이중 혈액 공급 구조는 ‘경동맥 화학색전술(TACE)’과 ‘경동맥 방사선색전술(TARE)’ 치료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됩니다.
“간은 동맥으로 20~30% 정도를, 그리고 문맥으로는 70~80% 정도의 혈류를 공급받는데요. 간세포암은 거의 전적으로 간동맥을 통해서 혈류를 공급받습니다. 이 점을 이용해서 간암을 치료할 때 동맥으로만 약물이나 방사성 물질을 주입하면 정상적인 간의 부위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죠.”
간의 특징을 잘 활용하는 인터벤션 영상의학
이렇게 간동맥을 통해 간암 치료를 위한 약물이나 방사성 물질을 주입하는 치료법을 경동맥 화학색전술, 그리고 경동맥 방사선색전술이라고 하는데요. 이 두 치료법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피부의 작은 구멍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 후 혈류에 직접 치료 물질을 주입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통해서만 치료하려면 초음파나 엑스레이 등 영상의 도움이 필수적이에요. 이렇게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적 방법으로 영상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분야를 ‘인터벤션(intervention)’이라고 합니다.”
김동수 교수는 삼성창원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인터벤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간암 치료를 위한 경동맥 화학색전술과 경동맥 방사선색전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치료의 트렌드가 최소 침습적 치료입니다. 여기에 부합하는 파트가 인터벤션 영상의학과이죠. 인터벤션 내에서 여러 분야가 있는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암과 관련된 인터벤션에 관심이 많아서, 암 치료와 관련된 시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고통은 줄이고, 회복은 빠른, 경동맥 색전술
간암 환자 중 상당수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기에 종양 치료뿐만 아니라 간의 기능까지 고려해야 해서 간암은 치료가 복잡합니다. 간절제와 간이식부터 고주파 열치료, 항암치료, 경동맥 색전술까지 다양한 치료법이 동시에 적용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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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경동맥 화학색전술과 방사선색전술은 수술도 필요 없죠, 시술도 1~2시간이면 끝나고 2~3일 정도만 입원했다가 퇴원할 수 있어서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작용도 적고요.”
경동맥 화학색전술과 방사선색전술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부위별 선택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간은 해부학적으로 오른쪽 간과 왼쪽 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양쪽 간에 모두 종양이 있는 경우에 개별적으로 선택 치료를 해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부위가 30% 정도만 남아도 제 기능을 다하는 간의 능력을 활용하는 건데요. 한쪽에만 색전술을 시행한 뒤 회복을 기다렸다가, 다른 한쪽에까지 색전술 치료법을 적용하게 됩니다. 간 기능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 거죠.”
복잡한 간암 치료에 필수적인 다학제 진료
다만, 이러한 경동맥 화학색전술과 방사선색전술의 뛰어난 안전성과 환자들이 선호하는 최소 침습성에도 불구하고 색전술만으로 모든 간암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간암은 치료도 복잡하지만, 변수도 많아요. 그런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종양의 개수와 크기, 병기, 혈관 침범과 전이 여부 등 종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여러 상태는 물론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도 고려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다양한 치료법을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으는 다학제 진료가 중요합니다.”
다학제 진료는 환자 한 명의 치료를 위해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모여 최선의 치료법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진료 방식을 말하는데요. 암과 같이 치료법이 복잡하고 다양한 질병의 경우에는 한 가지 치료법으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각 치료법의 장단점과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야만 해서, 다학제 진료는 특히 간암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삼성창원병원의 여러 전문가가 모여서 한 환자만을 위한, 한 환자에게만 적합한 맞춤 정장을 정성 들여 짜는 것과 같아요. 맞춤 치료라고 할 수 있죠.”
환자를 살리는 팀, 팀을 살리는 팀워크
간암 치료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시기적절하게 적용하기 위해 삼성창원병원의 다학제 진료 시스템 안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항상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간이식팀의 조재원 센터장님은 삼성서울병원에서부터 30여 년 동안 1,800여 건의 이식 수술을 하셨던 베테랑이시죠. 또 소화기내과에는 삼성창원병원의 원장까지 지내셨던 고광철 교수님이 계시고요. 저희 영상의학과만 해도 세계초음파학회의 부회장까지 지내실 정도로 많은 업적을 쌓으신 이원재 교수님, 그리고 1990년대에 고주파 열치료를 미국으로부터 일찍이 도입하신 임현철 교수님까지 계셔서 든든합니다.”
전문의 개개인의 업적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김동수 교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최상의 효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팀 내 분위기의 중요성을 작게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데요.
“삼성창원병원에는 직책과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귀 기울이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누구든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소견을 어려움 없이 밝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환자의 건강만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리게 되죠.”
환자의 안위을 생각한다면 정상에서도 배움을 멈출 수는 없다
결국 의술에서 환자의 건강보다 우선 두어야 할 것은 없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김동수 교수는 전공의 학회에서 처음 경동맥 방사선 색전술을 알게 되었을 때의 강렬했던 감흥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수술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니까,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 획기적이기도 했고, 마법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경동맥 방사선 색전술의 국내 보급 초기에는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가 보험이 제한되는 장애물까지 겹쳐서 활성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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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환자들을 위해서도 경동맥 방사선 색전술을 포기할 수 없었던 김동수 교수는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마련하는 워크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술기를 익혀 나갔습니다.
다행히 나중에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에 이어 방사선색전술까지 보험 적용이 되면서 시술이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이제 국내 경동맥 색전술의 의료 수준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의 선도국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삼성창원병원의 수준도 환자가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고 여기에서 치료해 드릴 수 있을 정도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김동수 교수가 처음 경동맥 색전술을 접했을 때 결심한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김동수 교수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늘 겸손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겸손하다는 것은 내가 항상 옳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정상에 올라서도 배움을 게을리할 수는 없는 거죠. 그런 마음으로 경동맥 방사선 색전술을 배우기 시작했고요. 지금도 같은 마음으로 경험을 넓히면서 환자에게 필요한 새로운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